2008년 8월 31일 일요일

Away from Her

치매가 찾아오기 시작한 아내의 부탁으로 아내를 요양원에 보내고 얼마 후에..
요양원 거실 소파에 앉아있던 중 어느 소녀와.

"찾아오는 분이 하나도 없으신가봐요. 이야~ 끔찍한데요."

"응.. 아마도 끔찍하겠지.. 근데 난 여기 안 살아."

"그럼 누굴 찾아오신 건데요?'

"저기 헝클어진 금발 머리의 여자.."

"아, 저기 남편분이랑 같이 앉아 계신분이요?"

"뭐.. 그렇게 얘기할 수도 있겠지."

"왜요 아닌가요?"

"어 아마도.. 내가 남편이거든."

"에?.. 그럼 왜 같이 안 계시고 여기 계세요?"

"...내 아내에게 여유를 좀 줘야 한다는 걸 배웠거든.
왜냐면 지금 저기 같이 앉아있는 남자와 사랑을 시작한 것 같아.

난 그냥 여기서 보고 있는 게 더 나을 듯해.
단지 내 아내가 잘 하고 있는지.. 그게 확인하고 싶을 뿐이야.."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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누군가의 기억 속에서 잊혀져 간다는 것 만큼이나 고된 건,
아마도 그걸 인정해야만 한다는 걸 알게 되어가는 과정일지도.

나 자신을 위한 결정을 하는 것보다, 상대방을 배려한 결정을 하는 것보다
더 어려운 건 아마도 나와 상대방을 동시에 배려하는 결정일지도 모르겠다.
항상 그런 결정이 가능할지는 모를 문제지만 말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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